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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 Arts Center 문화로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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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대전시향, 불안의 시대 공연: Largamente, ma mo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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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금요일. 도로는 차들로 붐볐다. 네비게이션에서 예상 도착시간이 점점 늘어만 가고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좌회선 차선에 서 있을 때, 신호가 켜졌는데도 앞차가 비상등만 켠 채 움직이지 않았다. 덕분에 신호를 3번 기다려서야 좌회전에 성공했다. 급한 마음에 평소보다 엑셀을 밟아 가까스로 공연시작 5분 전 착석할 수 있었다.
며칠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대전시향의 레나드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 기념,“불안의 시대” 공연 팜플렛을 보았다. 음악으로 표현되는 불안은 어떤 느낌일까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클래식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예약하고 말았다.
현대인에게 불안은 일상에서 접하는 흔한 단어다. 도시생활은 화려해지고 편리해졌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고 불안감을 느낀다. 살아남기 위해 타인과 경쟁하고,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 발맞추기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 그것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모른 채로 말이다.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숨을 고르고 첫 곡인 번스타인의 <슬라바! 정치적 서곡>을 들었다. 곡 중간에 대사가 함께 나와 소음인줄 알고 놀랬지만 나름 익살맞은 리듬과 어울렸다. 주최측에서 —친절하게도-무대 양 옆 기둥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다음 곡인 번스타인의 교향곡 제 2번 “불안의 시대”에 대한 설명을 자막으로 제공했다. 설명을 읽은 다음 눈 감고 곡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 보았다. 프롤로그를 듣고 있자니 늦은 밤 거리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그 차가운 바람에는 씁쓸한 궐련향이 스며있었다.
번스타인이 오든의 시 <The Age of Anxiety>에 영감을 받아 만든 이 곡은 시의 목차를 따라 악장이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일곱시기(The Seven Ages)로 인생을 나눴는데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청년후기, 장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된다. 번스타인은 제 3시기에 해당되는 청년기를 이러한 템포로 안내한다. “폭넓게, 그렇지만 움직임을 가지고.”(Largamente, ma mosso)
인생의 일곱단계를 거쳐, 장송곡과 가면,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전기기타까지 등장하는 이곡은 악기 구성뿐아니라 악장 구성역시 기존의 형식과 달리 독특하다. 단촐한 2부 구성에 비해 1부는 1-14변주로 구성되어 복잡해 보이기까지 한다.
1부에서는 태어나서 자라고 늙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들이 표현되고 그 속에서 만나는 일곱 개의 무대가 펼쳐진다. 하지만 우리 모두 결국 죽지만, 우리는 다시 가면을 쓰고 죽지 않을 듯이 살아간다. 소란스러운 파티가 끝나고 다시 고요해진다. 이 모든 것이 한낫 꿈같다. 에필로그에서는 다시 찬바람이 부는 거리로 돌아온다. 꿈인줄 알지만 다시 꿈을 이야기한다. “매우 느리게, 움직임을 가지고.”(Adagio: Andante: Con moto) 그 몸짓에는 애잔함이 묻어있다.
현대작곡가인 번스타인의 곡은 낯설었지만, “불안”이라는 현대인의 공통감정을 이끌고 있다는 부분에서 이번 공연은 새롭다. 고전적인 곡을 뛰어넘어, “폭넓게, 그렇지만 움직임을 가지고.”(Largamente, ma mosso)
마지막 곡인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일명 비창은 내가 좋아하는 곡인데도, 이번 공연만큼 처음과 끝을 집중해서 들은 적은 없었다. 각 악장마다 끝에서 곡을 맺는 부분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지휘자 제임스 저드가 곡이 끝나고 나서 울리는 여운을 음미하도록 한 그 짧은 순간, 나는 교향곡 전곡을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냥 알 것만 같았다. 차를 마시고 나서 입 안에 남는 기분 좋은 잔향처럼 그 여운이 오늘밤 나의 불안을 잊게 한다. “빠르고 우아하게”(Allegro con graz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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