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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 Arts Center 문화로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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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더플레이 X를 보고

  • 작성자솔 동 * *
  • 작성일2004-11-06 23:40:28
  • 조회수3335
  • 연락처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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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수수께끼” 대전 시향 마스터 시리즈 8 2004. 11. 19(금) 19:30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A 10 객원지휘 : 케네스 키슬러 그젠 흰서리가 내렸다. 나무의 팔다리와 볏단의 밑둥 모두 수의가 입혀진 듯 하옜었다. 오늘 아침은 미궁의 안갯길, 하늘에 거대한 잔치가 벌어졌나보다. 얼마나 큰 솥에 밥을 하기에 저리 많은 김을 토해내는지... 그렇게 타인의 옷처럼 어제와 오늘이 다름이 날 깨운다. 아침이 벗어지며 한 가닥 가는 햇빛이 어린 겨울을 말해주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죽음도 부드러울 것만 같다. 한 장 남은 달력이 쓸쓸한가? 내겐 따뜻한데... 빈틈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틈으로 할퀴는 바람이 너무 가슴 아프다. 이젠 농담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찢어졌다. 소설을 써야한다. 1. Michael Daugherty : Red Cape Tango (From the Metropolis Symphony) 한국 초연 초연이라는 것, 그리고 현 시대의 음악이라는 부분이 부담스럽다. 바흐도 모차르트도 차이코프스키도 초연에서 심판을 받았다. 성공도 실패도 하면서 모든 음악은 초연이라는 문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남에게 처음 보인다는 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비단 음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심찮게 초연을 접하게 되지만 매번 궁금증과 함께 드는 생각은 ‘이상하고 지루한 음악’이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익숙하고 좋은 느낌을 받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제목에 탱고라는 단어가 들어있기에 기대치를 높였다. 서주는 메아리치듯 연주되는 호른이었다. 날이 밝고 있음을 알리는 기상나팔 소리? 무대와 무대 뒤의 혼 연주자가 메아리처럼 크고 작음을 반복했고 약음기 까지 동원되어 색다른 음색을 나타냈는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호른에 이어 첼로와 베이스의 피치카토, 그것을 매개로 다양한 타악기들의 소리가 하나씩 드러났다. 차임, 캐스터네츠, 공, 좌우 두 개의 심벌즈 등 타악기 박물관을 돌아보듯 화려한 음의 색채를 맛볼 수 있었다. 샤갈의 그림에서 느꼈던 독특한 색채감이 가득하다. 구성이 재미있다. 음악을 듣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악기간의 구성 요소,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총주 속의 개별화된 소리를 뽑아내고, 이어질 가락에 대한 예견을 해야 한다. 악보를 받고, 악보를 읽고, 파트별 연주를 하고 100여명이 첫 총주에 들어섰을 때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첫 느낌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아! 이런 음악이구나..., 괜찮구나..., 또는 재밌구나... 소리에서 얻는 즐거움을 무엇과 비교할까? 살면서 느끼는 많은 감정 속에 귀로 느끼는 행복감이란? 가짓수 많고 눈으로 즐거운 잘 차려진 한정식 상차림처럼 도허티의 탱고는 흥미로웠다. 예당 천정이 날아갈 듯 뻥뻥 터트리는 마지막 코다에서는 어딘가 구멍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까지 들었다. 오케스트라의 장점을 한껏 살린 곡이다. 2. Felix Mendelssohn Violin Concerto E minor op.64 vn 이성주 막 피어난 진달래꽃잎처럼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연주자가 무대로 나왔다. 몸이 많이 불은 듯하다. 자신감과 도도함이 느껴지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오늘 연주곡은 너무도 유명한 멘델스존이다. 많이 알려진 곡일수록 청중의 만족감을 끄집어내기 어렵다. 오늘 이 곡을 어떻게 해석하고 만들어갈까 자못 궁금하다. 음악의 화가 멘델스존, 부유한 은행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남부러울 것 하나 없이 음악적 후원을 받은 작곡가, 어느 모로 보나 오직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음악가로는 전무후무했던 멘델스존, 그러므로 음악적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리지 않던가? 허나 역시 30대에 요절한 작곡가로 바이올린 협주곡은 단 한 곡을 남겼을 뿐이다. 스타일이라는 것, 그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외모나 목소리처럼 모두 다르다. 이성주, 그녀가 갖고 있는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1악장은 전반보다 중반 이후부터 좋았는데 갈수록 탄력이 붙는 느낌이었다. 특히 하이피치의 음색이 고르고 안정되었는데 그건 연주자의 두둑한 배짱과 연륜에서 나온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바순을 브릿지로 이어지는 2악장 더블 스토핑 트릴부분은 약간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그건 우리나라 여성 연주자들에게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 중 하나이다. 요즘 아주 젊은 연주자들의 경우는 다르지만(장영주, 장한나)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다.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배우고 유학을 했지만,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이나, 전통적인 여성 윤리 같은 것들이 연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걸 거라는 생각이다. 과감하고 거침없는 표현의 부족, 그건 민족성과 물려받은 성품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거다. 3악장으로 넘어가자 속도를 즐기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찔하도록 빠른 페시지가 그녀의 적성에 맞는 듯 했다. 투수의 강속구처럼, 자동차 레이싱처럼, 오케스트라는 솔리스트를 따라가느라 안간 힘을 다 쏟고 있었다. 물오른 버들강아지처럼 이성주의 활은 건강하고 힘이 있다. 드레스빛깔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연주는 밝고 씩씩했다. 3. Edward Elgar Variation "Enigma"op.36 오늘 연주회 제목 “수수께끼” 영국의 대표 작곡가 엘가는 브리튼, 본 윌리암스와 함께 몇 안 되는 영국의 대표 작곡가이다. 유럽을 풍미하던 영국을 생각할 때 유명한 작곡가가 많지 않다는 이유가 항상 궁금하다. 위풍당당행진곡이나 사랑의 인사, 자클린 뒤프레로 인해 명곡의 반열에 올라선 첼로 협주곡 등으로 유명한 앨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모두 14개로 만들어져 있다. 변주곡이라는 제목 자체가 수수께끼이다. 각각의 변주에는 이니셜이 붙어있는데 작곡가 자신, 또는 사랑하는 아내, 친구, 피아니스트, 제자, 또는 강아지 이름의 이니셜을 붙여 각각의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는 변주곡의 형태와는 아주 다른 것이라 하겠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변화시켜 만드는 변주곡 말이다. 각각의 색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알레그로가 많았다. 주제는 비가처럼 아주 서정적인 멜로디로 시작하였는데 2변주부턴 아주 다른 멜로디가 들어있었다. 1분도 안되게 짧은 것도 많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론 9번 변주가 누굴 나타낸 것인지 궁금했다. 14번째 변주는 작곡가 자신의 이니셜인데 가장 찬란하고 웅장한 가락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총주를 들을 때 거대한 협곡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랜드 캐년처럼 지구상에서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소리의 연금술사로 표현되는 지휘자 케니스 키슬러는 소화된 지휘를 하고 있었다. 긴 팔로 리드하는 표현이나 땀을 뻘뻘 흘리면 정열적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끝내 앙코르를 연주하지 않았다. 엘가의 스코어를 들어 보이며 준비가 안 되었음을 나타내곤 총총히 무대 뒤로 사라졌다. 음악회가 끝나고 광장에 서면 늘 달을 보게 된다. 오늘은 반달이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밤하늘은 더더욱 그렇다. 오랜만에 시골에 갔을 때, 또는 일상을 떠나 여행길에 올랐을 때나 보는 하늘은 아닌지. 아주 어려운 일인 듯, 아주 큰일이듯 말이다.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살아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요즘 생각은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한다. 음악 사라지듯, 내가 사라지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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