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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 Arts Center 문화로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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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연극 [백석우화] 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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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세광고등학교에서는 고교 교육력 도약 프로젝트 사업으로 실시하는 [교실 밖 인문학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직접 체험하게 하므로써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한 사업입니다. 11월 5일 15:00 연극 [백석우화] 공연을 보고 느낀 학생의 소감문을 올립니다.

백석 우화
(2016년 11월 5일 1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있었던 연극 [백석우화]의 감상 후기)

세광고등학교 2학년 2반 김태형

참으로 한국의 작가들은 불쌍하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분단까지,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사상 통제는 한국 작가들의 절필을 부추겼다. 백석이 바로 그 피해자였다.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여우난 곬족』 등 삶의 진실한 모습을 담던 백석이 사회주의 사상의 억압에 의해 자유롭게 글쓰기를 할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백석의 마지막 산문 『이솝의 우화』는 사회주의 사상의 억압이 절정에 달해 창작 자체가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했다. 정말 얼마나 억압이 심했기에 창작이 어려웠던 것일까? 그동안의 막연하게 생각했던 나는 이번 백석우화 연극에서 속속들이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시작은 『여우난 곬족』을 판소리의 형태로 바꾸어 창을 하는 것이었다. 『여우난 곬족』을 낭독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게 경쾌한 맛이 있었다. 명절날 백석의 소박한 가정의 삶에 신명나는 장단을 넣어 인문의 향과 깔끔한 감칠맛을 냈다. 판소리와 시의 절묘한 만남을 느낄 수 있었던 진귀한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백석의 삶의 전개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백석과 나타샤의 사랑 이야기, 백석의 고향, 신의주에서의 삶과 삼수갑산과 백두산을 오가며 사상적 억압을 받다가 산에 들어간 이야기. 이 모든 이야기에는 그의 시가 있었다. 그의 시가 노래가 되어 연극곡이 탄생했고, 또한 그의 진실한 시가 연극장에 신의주 시골 작은 읍내 특유의 냄새를 몰고 온 듯했다. 백석이 지은 시들이 불릴 때마다 나는 백석의 시는 진솔함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에게는 부끄러움이 미학이었다면, 백석 시인은 삶의 진솔함이 미학이었다.
그런 백석 시인의 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시란 모름지기 진솔한 마음을 함축하여 표현하는 문학인데 나는 어째서 현대시작법이라든지 시란 무엇인가 라는 책들을 읽으며 시를 창작하고 시를 대하고 있는가. 시를 배우기 위해서는 시를 많이 보고 맑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나는 어째서 아직도 창작 이론만 주야장천 찾아보고 있는 것인가. 그렇게 창작된 시들은 진솔하지 못했다. 이론에 기반을 둔 시, 누구도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난해한 시들..... 그동안 내가 시를 대했던 마음을 되돌아보고 진심으로 반성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백석 시인의 시처럼 진솔한 내용을 담은 시를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전에 백석은 시를 쓸 때 어떤 연유로 진솔한 삶을 담았는지 궁금했다. 백석의 힘겨웠던 삶을 미루어보았을 때, 아마 철학적 생각을 담기에는 가난한 생활이었으므로, 삶을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그의 시 소재가 되었고, 그것이 시의 중심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뿐이다.
연극의 마지막에는 백석 시인이 삼수갑산에 들어간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크게 놀랐던 것은 백석 시인이 1996년 초까지 살아계셨다는 사실이었다. 남한 교과서에 백석 시인의 시들이 실리고 많이 읽히고 있을 때에도 백석 시인은 살아계셨다는 말이다. 그러자 백석 시인이 그렇게 오래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임종 직전, 자신이 지은 시들을 불쏘시개로 사용해 하늘 높이 띄우는 행동은 무엇인가 하늘나라에서 자신의 시가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마지막 장면은 선명하게 각인되어 남고 마음 가장 깊은 곳 심금을 울리는 먹먹한 감동으로 한동안 객석에 주저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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